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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외국인 노무자 위령재 법어

    Name

  무봉   [muni@urbuddha.net]

[법상을 한번 치고]

한조각 향 사루오니
연기 올라 퍼져 필경 어데로 가는고?

[법상을 다시 한번 치고]

한 편의 향연기 두루 퍼지니
필경 이는 어디에서 온 것인가?

한 가닥 손 끝에서 일어난 향 연기
사라지는 그곳 필경 어디런가?

가난과 배고픔은 조국과 낯설음도 잊고
필경 이국 멀리 한국이라는 작은 나라에까지 왔나니
애닲음과 가련함을 불살라 버린
당신들은 지금 어디에 계시나이까?

외롭고 답답한 코리아에서
달라와 내 나라 돈을 계산하던 손,
웃는 얼굴 떠 올린 아내와 아들 딸들
비참함과 짜증스런 가난으로 찌든 일그러진 부모 얼굴들
내 손 잡고 빌던 그 얼굴들을 당신들은 어느 곳으로 보내시었나이까?

지금도 살아 계실 저 얼굴들은 누구며
당신들이 미워하고 부러워 하든 업주의 얼굴들
희망으로 부풀었든 비행기와 더러운 공장 안의 말 없는
날품팔이 공구들과 삽자루들은 지금 어디에 있나이까?

[법상을 키게 한번 치고]


찾고 찾으나 문득 아무 것도 찾지 못하리니
아무 것도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고
없다는 일마져 구할 수 없는 이곳이
바로 우리들 성품의 고향이며 당신들의 고향입니다.
더 나아가 바로 이곳이
삼세의 모든 부처님과 조사들 명줄이 있는 곳입니다.
산하대지가 다 이곳에서 왔으며
삶과 죽음이 모두 이 바탕을 여의고 일어나지 않은 것입니다.

텅 비어 비었다는 생각도 끊어진 이 자리가
우리 자신의 삶도 죽음도 없는 본 성품의 자리이니
지옥과 천당도 모두 다 이 바닥 없는 밥그릇에서 나온 것이고
부처와 조사가 설하신 일체 법도 같은 이치로 펼치신 것입니다.

아시겠습니까?

기쁨과 슬픔이 인간의 영욕과 더불어
한 발자국도 이 그릇 밖으로 떠난 적이 없으니
이제
당신들은 지금 어디에 계시는 것입니까?

뜨겁게 끓여달군 쇳물이 문득 얼음보다 차게 식었구료
억억 만년 체바퀴처럼 구르는 업식의 뭉치들이
순식 간에 당신들의 서릿발 같은 의심 한 조각에
몸둘 바를 잊고 허공 같은 몸을 드러내 보였구료.
저들이 텅 비어 다 사라지니 그대의 근심과 아픔이 어디 있더이까?
그리움과 근심들은 이제 어느 곳에 목숨을 부지하더이까?

[크게 할 하고 법상을 내려오니라.]

(Update time : 2007-10-01 오전 5:29:20,   view : 990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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